‘미세 발효 용기 총정리: 유리·세라믹·뚜껑 선택’은 재료(유리/세라믹)와 덮개(에어락/실리콘/천)의 특성을 안전·재현성 관점에서 비교해 “무엇을, 어떤 발효에, 어떻게” 쓸지 결정하도록 돕는 실전 가이드입니다. 산성 매질과 장시간 접촉해도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 표면, 가스 배출과 산소 차단의 균형, 세척·소독 용이성, 용량·입구(와이드마우스) 등 핵심 변수를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유리 용기 선택: 와이드마우스·클램프·관찰성·내열·용량 가이드(유리)
유리는 발효 중 내부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산성에 비활성이며, 냄새 흡착이 거의 없어 가장 범용적인 선택입니다. 와이드마우스(입구 넓은) 메이슨 타입은 손·솔이 들어가 세척이 쉬워 크라우트·피클 등 고형 발효에 특히 유리합니다. 클램프(‘파이드/피도’형) 유리병은 두꺼운 유리와 실리콘 개스킷을 갖춰 밀폐성이 뛰어나지만, 락토발효 1차처럼 가스가 많이 나는 공정에서는 넘침·내압 리스크가 있으므로 ‘가스 배출 밸브 리드’나 에어락 뚜껑으로 전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위에서 보는 투명성은 침수·기포·층분리·표면막을 즉각 확인하게 해 주므로 오염 트러블슈팅 속도를 높여 줍니다.
내열·내충격은 품질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유리는 급격한 온도 변화(열충격)에 약하니 열탕 소독 시 95~100℃에서 5~10분 후 ‘자연 건조’를 원칙으로 하고, 냉장→끓는 물 직행 같은 급변을 피하세요. 두께 균일, 칩(입구 깨짐)·헤어라인 크랙이 없는 병을 쓰고, 오래된 재사용 병은 햇빛 아래 비스듬히 비춰 미세 크랙을 점검합니다. 금속 뚜껑(식초·콤부차와 접촉)은 산성에서 부식·금속미를 낼 수 있으니 유리/플라스틱/실리콘 인터페이스를 두세요.
용량·형상 가이드는 다음이 실무에서 편합니다. 0.5 L: 스타터 테스트·허브 피클 소량. 1 L: 오이·무 기본 배치, 워터 케피어 1차. 1.5~2 L: 사우어크라우트·김치 소규모, 콤부차 F1. 3 L 이상: 대량 채소 발효·브라인 여유 확보. 헤드스페이스는 락토발효 1~2 cm, 콤부차 F1 5~7 cm를 권장합니다. ‘무게추(유리 스톤)’와 함께 쓰면 침수를 단단히 고정할 수 있고, 임시로는 지퍼백에 브라인을 담아 캡으로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물은 반드시 같은 염도 브라인).
세척·소독은 “세척→헹굼→소독→완전 건조”가 철칙입니다. 중성세제와 뜨거운 물로 유기물·기름기를 제거한 뒤, 70% 식품용 에탄올 분사 후 자연건조하거나 열탕 소독을 합니다. 목 부분·홈 사이에 건조수가 남으면 카함·곰팡이 기착점이 되니 병건조대·통풍 위치에서 완전히 말리세요. 장기 보관은 뚜껑을 느슨하게 닫아 냄새가 갇히지 않도록 하고, 사용 전 냄새 점검을 습관화합니다.
세라믹 크록·도자 용기: 유약 안전·수밀 물홈·온도 완충·돌무게추(세라믹)
세라믹(석기·도자) 크록은 두께와 질량 덕분에 온도·광 변화에 둔감하고, 외부 빛·냄새 차단에 유리해 전통 발효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특히 물홈(워터씰)이 있는 크록은 뚜껑 가장자리를 물로 채워 일방향 가스 배출·산소 차단을 동시에 달성, 카함·산화 리스크를 낮춰 줍니다. 물홈의 물은 증발하므로 매일 보충하고, 먼지·초파리 유입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을 사용하세요. 세라믹 무게추(돌)와 세트로 쓰면 채소를 안정적으로 눌러 완전 침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무게추는 사용 전 물에 10~15분 담가 기포·먼지를 털어낸 뒤 투입).
안전의 핵심은 ‘식품용 유약’입니다. 현대의 식품용 크록은 납·카드뮴 용출 기준을 충족하도록 제조되지만, 빈티지·출처 불명 제품은 피하세요. 표면 유약이 매끈·연속적이고 핀홀·금·깨짐이 없는 제품을 고르며, 산성 식품(식초·콤부차)과 장시간 접촉 시 미세 용출 우려가 있는 납 유약·저온 소성 제품은 배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정에서는 ‘식품용 인증’ 표기가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의심되면 간이 시험키트(납·카드뮴 스왑 테스트)를 사용해 점검하세요. 크랙·금이 간 세라믹은 액체가 스며들어 오염·악취의 온상이 되니 발효 용도로 재사용하지 않습니다.
용량은 3 L(1갤런) 내외가 가정 표준—양배추 한 통(1.5~2 kg)을 담기 적당하고, 5~10 L 대형은 김치·대량 피클에 적합합니다. 장점은 온도 완충(과열·급냉에 강함)과 외부 빛 차단, 단점은 무겁고 세척·건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내부 상태 관찰이 어려워 더 자주 냄새·pH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척은 부드러운 솔과 산소계 세정제(과탄산)로 불림→헹굼, 염소계와 산성제를 함께 쓰지 마세요. 건조는 ‘완전 건조’가 관건—통풍 좋은 곳에서 하루 이상 말리고, 보관 시 뚜껑을 살짝 열어 곰팡이 냄새가 갇히지 않게 합니다.
뚜껑·패킹·에어락·실리콘 리드·무게추: 발효별 최적 조합과 교체 주기(뚜껑)
덮개와 부속은 ‘가스 배출(발효 안전)↔산소 차단(오염 예방)’의 트레이드오프를 관리하는 도구입니다. 락토발효(피클·크라우트·올리브 등)는 에어락 또는 원웨이 밸브가 있는 실리콘 리드를 권장합니다. S자/3피스 에어락은 물이 증발하지 않게 주기적으로 보충하고, 진동 없는 곳에 두세요. 실리콘 리드는 관리가 쉽고 넘어짐에 강해 가정에서 많이 씁니다. 콤부차·식초처럼 표면 발효가 필요한 공정은 ‘천 커버+고무밴드’로 환기·초파리 차단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며, 밀폐·내압 뚜껑은 금지입니다(표면 펠리클·마더 형성 방해). 워터/밀크 케피어 2차(병입 탄산)는 스윙탑·PET 등 ‘내압 용기’가 원칙이고, 버핑·콜드 크래시로 과발압을 제어하세요.
패킹·개스킷(실리콘 O링)은 소모품입니다. 변색·변형·끈적임·냄새 흡착이 생기면 교체하고, 평소에는 분리 세척→완전 건조→지퍼백 밀봉 보관이 좋습니다. 금속 캡은 산성에서 부식되기 쉬워, 브라인·식초류에는 ‘플라스틱 라이너’가 있거나 완전 유리·실리콘 인터페이스를 쓰세요. 한 병에 여러 번 부속을 재조립할 때는 “병 입구·나사부·개스킷 접촉면”을 마지막에 알코올로 스치듯 닦아 미생물 기착점을 없앱니다.
무게추·내부 부속: 유리 스톤·세라믹 스톤은 중성적이고 위생적입니다. 스테인리스는 304/316 등 식품용만 사용하고, 알루미늄·구리는 산성에서 금지. 임시 방편으로는 지퍼백 브라인 캡, 젓가락 크로스·잎사귀 캡 등도 가능하지만, 장기 발효엔 전용 무게추가 재현성이 높습니다. 헤드스페이스는 ‘가스 발생량’에 맞게—락토발효 1~2 cm, 기포 과다 채소·고온기 2~3 cm, 콤부차 F1 5~7 cm—를 권장합니다.
선택 체크리스트(요약): (1) 공정—락토발효=에어락/밸브, 표면 발효=천. (2) 용량—가족/소량 실험은 0.5~1 L, 주력 배치 1.5~3 L, 대량 5 L+. (3) 입구—와이드마우스>세척성↑, 무게추 사용 편리. (4) 소재—유리=관찰성·비활성, 세라믹=온도 완충·차광. (5) 패킹—실리콘, 주기적 교체. (6) 무게추—유리/세라믹, 완전 침수 확보. (7) 세척—세척→헹굼→소독→완전 건조 루틴 고정.
정리하면, 유리는 ‘관찰성과 표준성’, 세라믹은 ‘온도 완충·차광’, 덮개·부속은 ‘가스·산소 밸런스’를 책임집니다. 발효 종류별 최적 조합을 라벨로 고정하고(용량·뚜껑 타입·헤드스페이스·무게추), 세척·소독·건조 루틴만 반복해도 오염과 실패율이 크게 줄어듭니다. 다음 배치부터는 같은 레시피를 ‘유리 1 L+에어락’과 ‘세라믹 3 L+워터씰’로 병행 비교해, 당신의 주방·계절에 맞는 승자를 뽑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