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토발효에서 채소를 꺼내고 남은 브라인은 종종 “다시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불러옵니다. 브라인에는 이미 풍부한 유산균과 산도가 형성되어 있어 재사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위생적 안전성과 풍미 균형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브라인 재사용 실험을 통해 나타난 결과와, 위생과 효율성 측면의 장단점을 정리합니다.
브라인 재사용의 장점: 스타터 역할
남은 브라인은 사실상 자연 스타터입니다. 이미 pH가 낮아 잡균 억제 효과가 있으며, 유산균이 풍부해 발효를 빠르게 시작하게 합니다. 실험 결과, 새로 만든 소금물보다 브라인을 일부 섞은 경우 발효가 1~2일 빠르게 안정 구간(pH 4.5 이하)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특히 여름철 빠른 발효 안정화를 원할 때 유용합니다. 또한 남은 브라인은 풍미가 농축되어 있어, 재사용 시 채소에 깊은 맛을 더해줍니다.
위생과 풍미 문제: 재사용의 위험성
그러나 브라인 재사용에는 분명한 한계도 있습니다. 발효 중 노출된 브라인에는 막효모, 효모 잔해, 미세 오염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그대로 재사용하면 오염 위험이 누적됩니다. 특히 2회 이상 반복 재사용 시 곰팡이나 잡균 발생 확률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풍미 면에서도 첫 번째 발효에서 나온 특유의 향이나 단맛, 쓴맛이 누적되어, 새로운 채소 본연의 맛을 해칠 수 있었습니다.
효율적으로 재사용하는 방법
브라인을 재사용하려면 부분 활용이 안전합니다. 새 소금물의 10~20% 정도만 기존 브라인으로 치환해 스타터처럼 쓰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위생 부담은 줄이면서도 발효 속도는 안정적으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또 재사용 전 브라인의 pH를 반드시 확인하고, 4.0 이하라면 활용이 가능합니다. 풍미가 과도하게 강하다면 다른 재료와 섞어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같은 브라인을 2회 이상 연속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락토발효 브라인은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전량 그대로 쓰는 것은 위생과 풍미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브라인은 새로운 발효의 스타터 일부로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합니다. 발효자는 브라인을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라, 실험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